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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한 우성해운 창업주 차수웅 전 회장

자식에게 회사 안 물려줘… 34년간 국내 4위 해운사 운영
세 아들 모두 경영권 욕심 안 내, 차남은 연기자인 차인표씨...
"하고 싶은 일 해야 인생 후회 없어"


▲ 차수웅 전 회장은 "적절한 시점에
능력있는 분에게 회사를 물려줘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센터 내 일식당에서 조촐한 은퇴식이 열렸다. 1974년부터 우성해운을 창립해 경영해 온 차수웅(67) 회장의 은퇴식이었다. 전임 회장(차수웅)과 신임 회장(홍용찬), 그리고 회사 임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은퇴식은 시종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은퇴식에서 차수웅 회장의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한 사람은 TV 연기자 겸 영화배우 차인표(40)씨. 차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장남 인혁씨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차남이 나섰다. 차인표씨는 이렇게 인사말을 했다.

"아버지는 34년 전, 그러니까 내가 여섯 살 때 우성해운이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참 오랫동안 한 회사를 책임지고 경영해 오셨습니다. 150여명의 직원과 그 가족이 아버지가 이끌어 나가는 우성해운과 함께 울고 웃으며 반평생을 보냈습니다. 오일쇼크도 견뎠고 IMF도 버텼습니다. 재벌이 되지는 않았지만 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34년을 경영해 오셨습니다."

이어 차인표씨는 의미심장한 유머를 던졌다. "내가 했던 드라마에서는 주로 아들이 회사를 상속하거나, 주주총회 같은 걸 해서 회장이 쫓겨 나거나 그랬었는데… 기분 좋게 헤어지니 행복합니다."

차인표씨는 부친의 은퇴식 이야기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짤막하게 올렸는데, 이것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다.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는 기업을 일으킨 창업주와 자식 간의 불화와 반목을 수없이 접하곤 한다. 또한 능력이 없는 2세가 기업경영을 맡아 기업을 망하게 하는 경우도 보아왔다.


▲ 부친의 은퇴식에서 가족 대표로인사말을 하는 차남 차인표씨.

우성해운의 2005년 운임매출액은 1억5000만달러. 2006년도 운임매출도 전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측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의 시장점유율은 한진해운 1위, 현대상선 2위, 덴마크계인 머스크라인 3위에 이어 업계 4위다. 1위와 2위가 재벌그룹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성해운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성해운은 외국 파트너인 짐 라인(Jim Line)과 한국 측 파트너가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던 회사다. 국내 지분의 55%는 차수웅 회장이 보유하고 있었다. 차수웅 회장은 자신이 키운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었다. 그러나 차수웅 회장은 주식을 단 한 주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량을 짐 라인 측에 매각했다. 결국 우성해운의 경영권은 국내 지분의 30%를 갖고 있는 2대 주주 홍용찬씨에게 넘어갔다.

차수웅 회장은 1940년 인천에서 났다. 인천고를 거쳐 1963년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66년 인천제철에 입사해 1972년까지 근무하며 과장과 부장을 지냈다. 해운업에 뛰어든 것은 1973년 유니버살해운을 통해서였다. 1974년 우성해운을 설립했다.

차수웅 회장은 3남1녀를 두었다. 장남 인혁씨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역시 전자공학으로 박사를 받았고 루슨트테크놀로지 기술부장을 거쳐 현재 인터디지털사(社)에 근무하고 있다. 차남 인표씨는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뉴저지주립대로 유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진해운 뉴욕지점에서 근무를 했고, 1993년 MBC 탤런트로 데뷔했다. 3남 인석씨는 미국 MIT대 경제학과를 나와 금융계에 들어와 현재 바클레이투자은행 영업담당 상무로 있다. 고명딸 유진씨는 캐나다 토론토의 요크대에서 유학 중이다.

차수웅 전 회장을 지난 1월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임시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에게 "솔직히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꺼냈다.

"그런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세 아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고 또 누구도 회사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계속 할 수도 없었습니다. 내 나이가 조금 있으면 70이 되는데, 일선에서 뛰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살아 있을 때 (지분을) 정리하지 못하면 자식들에게 누(累)가 되지 득(得)이 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004년 그는 세 아들을 불러놓고 경영권 승계 문제를 의논했다. 그 자리에서 인표씨는 "저희들이 들어가 경영에 참여해 잘된다는 보장도 없고 또 평지풍파를 일으킬 생각도 없다"고 분명히 의견을 밝혔다. 인석씨 역시 "내가 해온 일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 아들이 자신의 인생을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중요한 것을 알았다.

"내가 살아보니까 인생은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만 후회가 남지 않습니다. 인석이는 금융계에서도 꽤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석이가 경영 참여 문제로 오랜 시간 고민하면서도 결국에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지요. 내가 보기에 걔들 직업이 내가 해온 일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우성해운이 한창 성장하고 있을 때인 1990년대 초반. 차수웅 회장은 자신을 가장 많이 닮은 차남 인표씨에게 경영수업을 시키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차인표씨는 미국 뉴저지주립대 경제학과 4학년 때 연기자의 길을 가겠다고 계획서를 들고 와 아버지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너무나 뜻밖이었다. 충격을 받은 차수웅 회장은 관련 분야에 있는 선후배를 동원해 아들이 연기자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도록 했다.

이렇게 되자 차인표씨는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고 결국 한진해운 뉴욕지점에 입사하게 된다. 그러나 차인표씨는 1년 만에 한진해운을 나온다. "지금 안 하면 영원히 못 할 것 같다. 후회할 것 같다"며 탤런트 시험에 도전한 차인표씨는 MBC에 합격해 연기자가 되었다.

막내 인석씨는 금융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그는 국내에 국제금융의 파생상품을 전파시킨 개척자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장남 인혁씨 역시 전자공학 전문가로 처음부터 해운업에 관심이 없었다. 세 아들은 "우리들 중 누구라도 들어가 경영에 참여하는 게 당연한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그가 처음 해운업에 뛰어들었을 때인 1973년 뉴욕행 배에 1500개의 컨테이너가 실렸다. 2006년에는 뉴욕행 배에 9000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실렸다. 차수웅 회장은 지분을 정리한 뒤 지인들에게 보낸 은퇴 인사장에서 "수출이 입국의 제일 목표가 되었던 때에 작지만 그 일익을 담당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 수출 3000억달러 달성의 작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가슴 뿌듯하다"고 썼다.

"아직은 좀 더 일할 나이"라며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배우는 무대에서 내려올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떠올렸다. 그는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능력 있는 분에게 회사를 넘겨주고 은퇴하니 정말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세대는 노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교회를 통한 사회봉사"라고 말했다. "은퇴하니까 가장 좋은 게 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손주들 볼 시간도 없었는데 이제는 주중에도 손주하고 놀 수 있습니다."

[원문] "은퇴한 우성해운 창업주 차수웅 전 회장", 주간조선, 1940호, 2007.01.27

출처 : 주간조선(Weekly Chosun)  weekly.chosun.com
      조성관 주간조선 차장대우 maple@chosun.com